영화리뷰14 'Mother Mary' (이미지와 실제, 정체성, 음악 영화) 음악 영화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정체성에 관한 영화였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Mother Mary》, 저는 이 작품을 보고 나서 꽤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단순히 감동이라서가 아니라,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 남아서였습니다.이미지와 실제 자신 사이의 간극팝 아이콘 '메리'는 세계적인 스타입니다. 무대 위에서는 완벽하고, 모든 것이 통제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 완벽함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그녀가 자신이 만들어온 페르소나(persona)에 갇혀 있다는 감각이었습니다. 여기서 페르소나란 원래 심리학 용어로,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낸 외적 자아를 의미합니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비롯된 개념인데, 이 영화는 그 .. 2026. 4. 13. <Crime 101> 리뷰 (패턴 분석, 심리전, 관람 포인트) 범죄 영화를 보면서 "나라면 저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Crime 101》을 보는 내내 형사 편이 아니라 범인 편에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좀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게 이 영화가 노린 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치밀하게 설계된 범죄 구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논리에 동화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교과서처럼 설계된 범죄, 패턴 분석의 묘미이 영화를 보기 전에 저는 솔직히 "범죄 수사물이면 비슷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형사가 단서를 모으고, 범인은 도망치고, 마지막에 잡힌다는 공식 말입니다. 그런데 《Crime 101》은 그 공식에서 처음부터 비껴갑니다.영화의 핵심은 범죄자 '데이비드'가 구사하는 모듈러 오퍼레이션(.. 2026. 4. 13. '폭설' 영화 리뷰 (고립감, 미장센, 연기력) 재난 영화를 기대하고 들어갔다가 완전히 다른 감정을 안고 나왔습니다. 영화 '폭설'은 눈이라는 자연 현상을 빌려 인간 관계의 균열과 회복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저는 보는 내내 "이건 재난 영화가 아니라 심리 드라마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영화였습니다.●고립감이 만들어내는 긴장감'폭설'이 독특한 이유는 이야기의 동력이 사건이 아니라 '상황' 자체에 있다는 점입니다. 예보를 훌쩍 넘긴 기록적인 폭설이 지방 소도시를 덮치고, 도로가 끊기고 전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인물들은 각자의 공간에 강제로 갇힙니다. 오랫동안 갈등을 쌓아온 가족, 헤어질 위기에 놓인 연인, 우연히 같은 공간에 머물게 된 낯선 사람들이 눈 때문에 서로를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설정이 단순한.. 2026. 4. 13. 영화 'Michael' 리뷰 (배경과 맥락, 공연 연출, 관람 포인트)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Michael》을 그냥 팬심으로 만든 헌정 영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기대치가 낮았달까요. 그런데 실제로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단순한 팬 무비가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았던 인간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고든 작품성 찐한 영화였습니다.배경과 맥락: 스타가 되기 전,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Michael》은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이클 잭슨이 The Jackson 5의 일원으로 무대에 올라 처음 대중 앞에 섰을 때, 그의 나이는 채 열 살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저는 단순히 '천재 소년의 탄생'을 목격하는 게 아니라는 걸 금방 알아챘습니다. 화려한 .. 2026. 4. 12. '올드보이'영화 (미장센, 복수 서사, 관람 포인트)정보 《올드보이》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이 뭔지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불쾌하고 불편한데,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2003년 개봉 당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이 작품을 저는 최근 다시 극장에서 봤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어떻게 봐야 더 많이 느낄 수 있을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미장센으로 읽는 올드보이: 화면 안에 숨겨진 의도들《올드보이》는 단순히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절반밖에 못 보는 영화입니다. 제가 직접 두 번을 봤는데, 두 번째 관람에서 비로소 화면 구석구석에 박혀 있는 의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영화 전반에 걸쳐 박찬욱 감독이 집착하는 것은 미장센(mise-en-scène)의 정밀함입니다. 여기서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 2026. 4. 12. '어쩔수가 없다' (캐스팅, 블랙코미디, 관람 포인트) 극장을 나오면서 "내가 만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는 2025년 9월 24일 개봉 첫날에만 33만 명 이상이 찾은 작품입니다. 웃기면서도 불편하고, 공감되면서도 불안한 이 영화, 어떻게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 제가 직접 본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이병헌·손예진 캐스팅, 기대 이상이었나솔직히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조합이 과연 맞을까"라는 의심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병헌과 손예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배우들인지라, 자칫 스타 파워에만 기댄 흥행용 캐스팅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스크린 앞에 앉아보니 그 걱정이 꽤 빠르게 사라졌습니다.이병헌이 연기한 주인공 만수는 25년간 .. 2026. 4. 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