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3 스크림 7 리뷰 (메타 호러, 시드니 복귀, 온라인 문화) 네브 캠벨이 시드니 프레스콧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한 줄만으로도 극장에 가기에 충분한 이유가 됐습니다. 저는 《스크림》 시리즈를 1편부터 극장에서 챙겨 본 편은 아니지만, 《스크림 5》부터는 꼭 개봉 당일에 보는 게 습관이 됐을 만큼 이 시리즈에 애정이 생겼습니다. 《스크림 7》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메타 호러의 귀환, 그리고 온라인 문화가 만든 공포《스크림 7》이 기존 시리즈와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은 고스트페이스가 '상징'으로 기능한다는 부분입니다. 이번 영화에서 고스트페이스는 단순히 칼을 들고 뛰어다니는 살인마가 아닙니다. 인터넷 시대의 트루 크라임(True Crime) 콘텐츠 문화, 즉 실제 범죄를 오락으로 소비하는 현상을 상징하는 존재로 묘.. 2026. 4. 25. 가능한 사랑 (줄거리, 현실연애, 관람포인트)리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괜히 먼저 다가갔다가 상처받을까 봐 아무것도 못 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사랑》을 보는 내내 화면보다 제 기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운명 같은 사랑 말고, 서툴고 느린 사랑을 이렇게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가 오랜만이었습니다.줄거리, 예상보다 훨씬 현실적이었습니다서울의 한 공유 오피스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마주칩니다. 광고 기획자 윤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늘 밝게 지내지만, 정작 혼자가 되면 굉장히 외로운 인물입니다. 반면 번역가 도윤은 사람 자체를 의식적으로 멀리하며 살아갑니다. 두 사람은 같은 건물을 반복해서 오가면서도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없이 며칠을 보냅니다.이 관계가 바뀌는 건 비 오는 밤,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서입니다. 좁은 공간에.. 2026. 4. 25.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제작 배경, 권력 이동, 관전 포인트) 속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드디어"라는 기대와 "굳이?"라는 걱정이었습니다. 원작을 처음 본 게 대학교 때였는데, 그 이후로도 몇 번이나 다시 꺼내 볼 만큼 애정이 깊은 영화라 오히려 속편이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작 배경을 하나씩 살펴볼수록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종이 잡지 시대의 종말, 왜 지금인가일반적으로 속편은 흥행을 노린 상업적 판단이라고들 하는데, 저는 이번 경우만큼은 좀 다르게 봤습니다. 타이밍이 지나치게 잘 맞아 있기 때문입니다.1편이 나온 2006년은 《런웨이》 같은 패션 매거진, 쉽게 말해 고급 패션 잡지가 아직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시대였습니다. 편집장 한 명이 어떤 브랜드를 지면에 실어주느냐에 따라 그 시즌 트렌드가.. 2026. 4. 24. 세비야의 사냥꾼 (분위기, 미장센, 심리스릴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신작이라고 해서 가볍게 틀었다가, 오프닝 10분 만에 자세를 고쳐 앉게 된 영화입니다. 세비야 대성당 골목에서 시작되는 첫 장면부터 공기가 달랐습니다. 《세비야의 사냥꾼》은 2026년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프랑스·스페인 합작 범죄 스릴러로, 연쇄살인과 종교 의식, 인간 심리를 한 화면 안에 담아낸 작품입니다.분위기로 압박하는 미장센, 어디까지 갈 수 있나요즘 범죄 스릴러는 반전 하나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 공식을 완전히 벗어난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미장센(mise-en-scène)이라는 개념이 이 영화에서 핵심입니다. 여기서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적 요소, 즉 .. 2026. 4. 24. Jo Nesbø's Detective Hole (북유럽 누아르, 해리 홀, 넷플릭스 범죄) 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에 이 작품을 별 기대 없이 틀었습니다. 넷플릭스 범죄 시리즈가 워낙 많다 보니 "또 비슷한 거겠지"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1화가 끝날 무렵, 저는 이미 자리에 주저 앉아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Jo Nesbø's Detective Hole》, 이 작품은 그냥 범죄 드라마가 아닙니다.북유럽 누아르가 완성한 해리 홀이라는 인간이 드라마를 한 마디로 설명하라면 저는 "붕괴하는 천재의 이야기"라고 할 것 같습니다. 주인공 해리 홀은 알코올 의존증과 우울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형사입니다. 여기서 알코올 의존증이란 단순히 술을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 음주를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임상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작품은 이 상태를 미화하거나 가볍게 처리하지 않습니다. 그가 술.. 2026. 4. 24. Stronger Than the Devil (블랙 코미디, 캐릭터, 관람 포인트) 가족이 다시 만나면 모든 게 나아진다고 생각하시나요? 《Stronger Than the Devil》은 그 믿음을 첫 장면부터 산산조각 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생각에 잠겨 서 있었습니다. 웃겼는데 찝찝하고, 잔인했는데 슬펐습니다. 이 감정이 뭔지 정리가 안 돼서 결국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블랙 코미디 스릴러의 구조와 연출 방식《Stronger Than the Devil》은 프랑스·벨기에 합작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감독 Graham Guit가 17년 만에 발표한 장편 복귀작으로, 이 공백 자체가 이미 화제였습니다. 영화는 파리 외곽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는 발랑탱이라는 인물로 시작합니다. 수십 년 만에 아들 조제프와 재회하고, 조제프의 집에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 2026. 4. 23.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