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1 영화 승부 리뷰 (사제관계, 세대교체, 감정연기) 존경하던 사람을 언젠가는 넘어야 한다는 사실, 생각만 해도 묘하게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영화 《승부》는 그 불편한 감정을 바둑판 위에 그대로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저는 처음에 단순한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하고 틀었는데, 끝나고 나서 한동안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영화 였었습니다.스승과 제자, 어디서부터 경쟁자가 되는가영화는 1980년대 후반 한국 바둑계를 주름 잡았던 바둑계의 황태자 조훈현 기사를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당시 조훈현은 국내외 기전(棋戰)을 독차지하며 "바둑 황제"라 불리던 존재였습니다. 여기서 기전이란 바둑 대회에서 특정 타이틀을 두고 겨루는 공식 선수권 대회를 의미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메이저 스포츠 챔피언십을 겨루는 과정같은 개념입니다.조훈현은 후배 양성의 일환으로 어린 이창호를 집으로 들.. 2026. 5. 26. 버드 박스 바르셀로나 (세계관, 시어, 바르셀로나) 솔직히 이 영화가 예상 밖이었습니다. 원작 《버드 박스》를 봤을 때의 단순하고 강렬한 공포를 기대하고 틀었는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방향이 달랐습니다. 같은 세계관인데 보는 내내 "이게 원작의 스핀오프가 맞나?" 싶을 만큼 시선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눈을 가리는 공포에서 믿음의 광기로 옮겨간 이야기, 그 차이를 제가 느낀 바를 제대로 짚어보겠습니다.원작과 같은 세계관, 완전히 다른 시선《버드 박스: 바르셀로나》는 2023년 7월 1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스핀오프입니다. 스핀오프(Spin-off)란 원작의 세계관을 공유하되, 다른 인물과 배경으로 독립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파생 작품을 의미합니다. 제작진은 "프리퀄이 아니라 원작과 같은 시간대의 이야기"라고 직접 밝혔고, 알렉스 파스토르와 다비드.. 2026. 5. 25. 익스트랙션 3 리뷰 (타일러 변화, 액션 스케일, 감정선) 솔직히 저는 《익스트랙션 2》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타일러 레이크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익스트랙션 3》를 실제로 보고 나니, 그 판단이 꽤 섣불렀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시리즈를 이어가는 게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다시 읽게 만드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타일러 변화 — 기계에서 인간으로전작까지의 타일러 레이크는 사실 캐릭터라기보다 전투 유닛에 가까웠습니다. 감정 표현은 최소화되고, 액션이 전부인 인물이었죠.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확실히 결이 달라졌습니다. 총을 드는 순간에도 망설임이 느껴지고, 민간인을 보호하려다 선택을 강요받는 장면들이 훨씬 많아졌구나 생각하면서 많으 변화가 있구나 생각 했습니다.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중반부.. 2026. 5. 25. Disclosure Day (스필버그 복귀, UAP 폭로, 존 윌리엄스) 밤에 혼자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이런 예고편을 마주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얼마 전에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스크롤을 멈추게 만드는 영상이었고, 다 보고 나서도 한참을 역시 스필버그구나 생각하며 멍하니 있었습니다. 스필버그가 다시 UFO 소재로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럴 만했습니다. 2026년 6월 12일 극장 개봉 예정인 《Disclosure Day》 이야기입니다.스필버그 복귀: 21세기판 UFO 스릴러의 구조제가 이 영화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각본가 때문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켑이 쓴 각본이라는 정보를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쥬라기 공원》과 《우주전쟁》에서 스필버그와 호흡을 맞췄던 그 각본가가 다시 붙었다는 건, 단순한 블록버스터 조합이 아니라는 신호처럼 느껴졌거.. 2026. 5. 24. 더 머미 2026 (가족 호러, 빙의 공포, 리 크로닌)리뷰 정리 혹시 예고편만 보고 "아, 이번엔 또 모험 활극이구나" 싶었던 분 계신가요? 저도 딱 그랬습니다. 붕대 감긴 미라가 피라미드에서 깨어나고 주인공이 달아나는 그 익숙한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고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제가 완전히 다른 영화를 보고 있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리 크로닌 감독의 2026년판 《The Mummy》는 미라 영화가 아니라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겪는 심리 붕괴를 다룬 초자연 호러였습니다.가족 호러로 재탄생한 미라, 그 빙의 공포의 정체영화는 이집트 아스완 근처의 오래된 저택 지하에서 검은 현무암 석관이 발굴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저는 이 도입부에서 이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기존 미라 영화들이 강렬한 BGM과 함께 미라를 바로 등장시키는 .. 2026. 5. 24. 한복 입은 남자 (장영실, AI 역사복원, 생성형AI 윤리) 역사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이 사람은 그 이후 어디로 간 걸까?" 저도 장영실이라는 이름을 처음 배웠을 때부터 그게 걸렸습니다. 조선 최고의 과학자가 어느 날 기록에서 그냥 사라진다는 게 너무 이상했거든요. 그 빈칸을 AI와 루벤스로 메운 영화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극장에 갔습니다.장영실 실록 공백, 영화가 파고든 역사의 구멍조선왕조실록에는 장영실에 관한 기록이 1442년 이후 갑자기 끊깁니다. 세종 시대에 혼천의, 앙부일구 같은 정밀 천문 기기를 설계한 인물이며 이 시대의 과학 발전의 바탕이 된 과학자의 이야기가 단 한 줄의 사망 기록도 없이 사라지는 건 역사적으로도 꽤 이례적입니다. 참고로 위에서 말한 혼천의란 조선 시대에 천체의 운행을.. 2026. 5. 24. 이전 1 2 3 4 5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