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토머스앤더슨3 인히어런트 바이스 (누아르, 히피문화, 호아킨피닉스) 솔직히 이런 종류의 영화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탐정이 사건을 쫓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틀었는데, 보고 나서 예상을 한참 벗어나 버린 이 영화를 생각하면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인히어런트 바이스》는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가 아니라, 한 시대가 조용히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하는 영화였습니다. 이해하려 애쓸수록 안개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느낌, 그게 이 영화의 정체입니다.누아르 문법 위에 히피 시대의 공기를 얹다일반적으로 누아르(noir) 장르라고 하면 어둡고 비 내리는 도시, 냉소적인 탐정, 명확한 악당 구도를 떠올립니다. 여기서 누아르란 1940~50년대 할리우드에서 발전한 범죄 영화 양식으로, 도덕적 모호함과 운명론적 세계관이 특징인 장르입니다. 그런데 폴 토머스 앤더슨은 이 공식을 1970년.. 2026. 5. 31. 마스터 영화 리뷰 (전후 심리극, 배우 연기, 관계 분석) 영화를 보다가 "이게 뭔 이야기야"라는 생각이 드는데도 화면을 끄지 못한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마스터》를 보면서 딱 그 상태였습니다. 설명도 없고 결말도 명확하지 않은데,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라 견디는 영화라는 말이 어울립니다.전후 공허함이 만들어낸 두 남자의 배경《마스터》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미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군인의 내면까지 회복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 수많은 참전 용사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안고 사회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서 PTSD란 극심한 공포나 폭력을 경험한 후 일상으로의 복귀가 어려워지는 심리적 손상을 말하며, 현재는 정신건강 의학에서 공식 진단 범주로 다루어집니다. 전후 미국 사회에서 참전 .. 2026. 5. 30. 매그놀리아 (군상극, 앙상블, 개구리비) 시네마스코어(CinemaScore) 관객 평점 C-, 로튼토마토 평론가 지수 82%. 같은 영화를 두고 이렇게 극단적으로 엇갈린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오히려 더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결국 세 시간을 넘기는 이 영화를 끝까지 봤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군상극이라는 형식, 그 이상의 감정 지도《매그놀리아》는 군상극(ensemble drama)의 형식을 취합니다. 군상극이란 한 명의 주인공 대신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동시에 따라가는 서사 구조를 말하는데, 이 영화는 그 안에 무려 아홉 명의 주요 인물을 집어넣습니다. 죽음을 앞둔 방송 재벌 얼 패트리지, 퀴즈쇼 진행자 지미 게이터, 여성 혐오적 성공 강연자 프랭크, 어린 퀴즈 천재 스탠리, 무너진 과거 천재 도니까지. 처음 30분은 솔직히 정신이 .. 2026. 5.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