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영화17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탁, 아파트 공동체, 재난 디스토피아) 재난 영화를 보면서 무너지는 건물보다 그 안의 사람이 더 무서웠던 적, 있으신가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살아남은 자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불편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습니다.영탁이라는 인물, 어디까지가 리더이고 어디서부터 괴물인가《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중심에는 이병헌이 연기한 영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화재를 진압하고 위기를 수습하는 인물로 등장해 자연스럽게 주민대표 자리를 맡게 됩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벗어나게 한 사람으로 남았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영화가 진행될수록 영탁의 권위는 점점 더 강해지지만, 동시에 진정한 리더가 아니기에 그 권위가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세워진 것인지 .. 2026. 5. 28.
길복순 2 (킬러 세계관, 모성 서사, 스핀오프) 킬러 영화에서 가장 위험한 장면이 총격전이라고 생각하셨다면, 《길복순》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셨을 겁니다. 저는 1편을 보는 내내 복순이 딸 재영과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장면이 가장 무서웠습니다. 2편이 나온다면 그 긴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금부터 제가 분석한 내용을 공유합니다.공식 확정은 아직, 그러나 세계관은 이미 확장 중《길복순 2》는 현재 공식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 아닙니다. 이 점을 먼저 짚는 이유는, 팬들의 기대와 실제 상황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선택한 방향은 속편보다 스핀오프(spin-off)입니다. 스핀오프란 기존 작품의 세계관을 공유하되, 다른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사마귀》입니다.《사마.. 2026. 5. 27.
5월18일생 리뷰 (세대 서사, 휴먼 드라마, 연기) 역사 영화라면 당연히 사건 자체를 정면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제목만 봤을 때 총성과 군화 소리가 가득한 영화를 예상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서 완전히 다른 영화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5월18일생》은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같은 날 태어난 세 여성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역사 영화라고 하면 사건 재현에 집중할 거라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날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훨씬 가깝습니다.세대 서사: 역사가 끝난 뒤 시작되는 이야기영화의 핵심 구조는 세대 간 트라우마 전이(intergenerational trauma transmission)입니다. 여기서 세대 간 트라우마 전이란, 직접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다음 세대가 부모나 조.. 2026. 5. 23.
훈련사 리뷰 (형제관계, 훈련 설정, 분위기) 개를 훈련시키는 사람이, 정작 자기 자신은 통제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훈련사》는 그 질문 하나로 두 시간 가까이를 끌고 갑니다. 저는 처음에 동물 소재 드라마쯤으로 생각하고 틀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영화속에 빠져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가 이렇게 조용하고 서늘할 수 있다는 걸 오랜만에 실감했습니다.형제관계, 과거는 어떻게 현재를 무너뜨리는가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눈에 밟히는 건 형제 장면들입니다. 스타 훈련사 강태훈(최승윤)은 완벽하게 관리된 사람처럼 보입니다. 말투도, 표정도, 훈련소도 전부 정돈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동생 강세진(정환)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정돈이 조금씩 무너집니다.저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 과거 이야기를 꺼내는 장면들이 영화에서 가장 무거웠습니다. 살인.. 2026. 5. 23.
교생 실습 (현실감, 캐릭터, 관람 포인트) 교생 실습 기간은 평균 4주. 그 짧은 시간을 소재로 이렇게 많은 걸 담을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고편만 봤을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청춘 코미디겠거니 했던 제 예상은 영화가 시작된 지 20분 만에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웃기면서도 현실적이고, 가볍지만 오래 남는 영화였습니다.현실감 — 이 학교, 실제처럼 느껴지는 이유영화의 배경인 대명고등학교는 이른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은 학교인데 이 학교를 모델로 삼은 것처럼 보입니다.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고등학교 2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수학에서 13.7%에 달했습니다(출처: 교육부). 숫자만 놓고 보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숫자가 어떤 교실 풍경으로 이.. 2026. 5. 23.
군체 리뷰 (봉쇄 공간, 감염 진화, 배우 앙상블) 좀비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과연 정상적인 사람 일까요? 아니면 감염자일까요? 저는 《군체》시연회를 보고 나서 그 답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봉쇄된 건물 안에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모습이, 달려드는 감염자보다 훨씬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봉쇄 공간이 만들어내는 압박밖으로 도망칠 수 없다면, 공포는 어디서 오게 될까요?《군체》는 생명공학 교수 권세정이 둥구리 빌딩에서 열린 바이오 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시작됩니다. 콘퍼런스 도중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정부는 즉각 건물을 봉쇄합니다. 위층도, 아래층도, 출구도 없는 상황. 저는 이 초반부 봉쇄 장면부터 이미 숨이 막혀 오고 가슴이 뛰기 시작 했습니다.폐쇄 공간 스릴러(Closed Space Thriller)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여기서 폐.. 2026. 5. 17.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