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형제가 만든 영화 중에서 이렇게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전부 멍청한 작품은 처음이었습니다. 2008년에 개봉한 Burn After Reading은 CIA 분석관의 해고 사건을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블랙코미디입니다. 처음엔 그냥 가볍게 틀었는데, 보고 나서 한참이나 입가에 웃음이 나와 혼자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코엔 형제가 만들어낸 세계, 그 제작 배경코엔 형제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첩보 스릴러 장르의 내러티브 구조를 완전히 해체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여기서 내러티브 구조란 이야기가 흘러가는 뼈대, 즉 발단-전개-결말의 흐름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첩보 영화는 이 구조가 치밀하고 긴장감 있게 짜여 있는데, Burn After Reading에서는 그 구조 자체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립니다.CIA ..
킬러가 주인공인 영화라면 보통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떠올리시지 않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Bullet Train》을 보고 나서 그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오히려 보는 내내 몇 번이나 소리 내어 웃었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캐릭터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제가 직접 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영화가 왜 단순한 액션 영화와 다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일본 고속열차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긴장감《Bullet Train》의 배경은 도쿄에서 출발하는 일본의 신칸센(Shinkansen)입니다. 신칸센이란 일본의 고속철도 시스템으로, 최고 시속 300km 이상으로 운행되는 열차를 가리킵니다. 영화는 바로 이 밀폐되고 빠르게 달리는 공간을 핵심 장치로 활용합니다.좁고 긴 통로, 각 칸마다 달라지는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