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종교적인 작품인가? 하고 본 영화가 이건 완전 예상 밖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계시록》을 틀었을 때, 그냥 종교를 소재로 한 스릴러 정도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하게 하고 잠시나마 멍하니 있었습니다. 류준열이 연기한 목사 성민찬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면서, 저는 그 사람이 틀렸다고 단정 짓기가 어려웠습니다. 그게 이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이었습니다.성민찬, 처음부터 괴물이 아니었다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성민찬이라는 인물이 처음부터 악한 사람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는 작은 교회를 이끄는 목사인데, 안으로 들여다보면 아내의 외도, 목회 경쟁, 그리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사이에서 끝없이 흔들리는 사람입니다. 그 불안정함이 딱히..
좀비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과연 정상적인 사람 일까요? 아니면 감염자일까요? 저는 《군체》시연회를 보고 나서 그 답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봉쇄된 건물 안에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모습이, 달려드는 감염자보다 훨씬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봉쇄 공간이 만들어내는 압박밖으로 도망칠 수 없다면, 공포는 어디서 오게 될까요?《군체》는 생명공학 교수 권세정이 둥구리 빌딩에서 열린 바이오 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시작됩니다. 콘퍼런스 도중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정부는 즉각 건물을 봉쇄합니다. 위층도, 아래층도, 출구도 없는 상황. 저는 이 초반부 봉쇄 장면부터 이미 숨이 막혀 오고 가슴이 뛰기 시작 했습니다.폐쇄 공간 스릴러(Closed Space Thriller)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여기서 폐..
한번 탈출했던 곳에 다시 들어가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영화 반도는 바로 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2020년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이 작품은 부산행의 세계관을 잇는 스핀오프로, 좀비 바이러스 사태 4년 후 폐허가 된 한국 반도를 배경으로 합니다. 저는 극장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영화라는 걸 오프닝 10분 만에 직감했던 영화였습니다.◈ 강동원·이정현·이레, 출연진이 만든 입체적 캐릭터이 영화를 보기 전에 혹시 출연진 때문에 망설이셨던 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솔직히 강동원이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극장 표를 끊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후회 없었습니다.주인공 정석을 맡은 강동원은 단순한 액션 히어로가 아니라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을 연기합니다. 여기서 트라우마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