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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오메가3를 그냥 '혈관에 좋은 영양제'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많이 먹으면 더 좋다고, 캡슐 수를 늘려가며 먹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연구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그 단순한 공식이 꽤 많이 흔들렸습니다. VITAL, REDUCE-IT, STRENGTH — 세 연구의 결과가 제각각 달랐거든요. 같은 오메가3인데 왜 이렇게 결과가 다른 건지, 그 의문에서 이 글이 시작됐습니다.

심혈관 연구, 직접 찾아보니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제가 처음 오메가3 관련 논문을 찾아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였습니다. 흔히 오메가3를 이야기할 때 EPA와 DHA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춰준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성지방(triglyceride)이란 혈액 속에 떠다니는 지방의 일종으로,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졌다고 해서, 실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혈액검사 수치의 개선과 실제 질병 발생률 감소는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부분을 처음 접했을 때 꽤 당황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주목하게 된 것이 VITAL 연구였습니다. 미국 성인 25,871명이 참여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하루 EPA+DHA 약 840mg을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랐습니다. 비교적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는 주요 심혈관 사건의 유의한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출처: NEJM, VITAL 연구, 2019).
반면 REDUCE-IT 연구는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스타틴(statin) — 여기서 스타틴이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사용하는 약물 계열을 말합니다 — 을 이미 복용 중이고 중성지방이 높은 심혈관 고위험군 약 8,000명을 대상으로, 고순도 EPA 단일 성분 처방 제제인 icosapent ethyl을 하루 4g 사용했더니 주요 심혈관 사건이 약 25% 감소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결과를 보고 솔직히 '역시 많이 먹어야 효과가 있구나'라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에 본 STRENGTH 연구가 그 생각을 다시 흔들었습니다. 심혈관 고위험군 약 13,000명에게 마찬가지로 하루 4g의 오메가3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EPA와 DHA가 함께 들어간 혼합 제제였습니다. 결과는 주요 심혈관 사건의 유의한 감소 없이 연구가 조기 종료됐습니다.
결국 용량이 같아도, EPA 단독이냐 EPA+DHA 혼합이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오메가3를 한 덩어리로 묶어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이때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 VITAL: EPA+DHA 약 840mg/일 → 일반 성인 대상, 주요 심혈관 사건 유의한 감소 없음
- REDUCE-IT: 고순도 EPA 처방 제제 4g/일 → 고위험군 대상, 심혈관 사건 약 25% 상대위험 감소
- STRENGTH: EPA+DHA 혼합 제제 4g/일 → 고위험군 대상, 심혈관 사건 유의한 감소 없음, 조기 종료
용량 함정, 많이 먹으면 더 좋을 거라는 착각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제품 앞면에 적힌 'Fish Oil 1,000mg'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믿었던 것입니다. 이 숫자는 어유 전체의 양이지, EPA와 DHA의 합계가 아닙니다. 실제 EPA+DHA 함량은 뒷면 성분표를 봐야 알 수 있고, 경우에 따라 300~400mg에 불과한 제품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걸 확인했을 때 꽤 허탈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미국 국립보건원(NIH) 식이보충제 연구소에 따르면 EPA와 DHA 각각에 대한 공식 권장섭취량(RDA)은 현재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FDA는 건강기능식품을 통한 EPA와 DHA의 합계가 하루 5g을 넘지 않는 수준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5g이라는 숫자가 목표 섭취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안전성에 관한 기준과 건강 효과를 위한 권장량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제가 오메가3 공부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바로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문제였습니다. 심방세동이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빨라지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심장에 좋은 영양제'라고 불리는 오메가3가 오히려 심장 리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STRENGTH 연구에서 하루 4g의 EPA+DHA를 복용한 그룹에서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한 비율이 2.2%로, 대조군의 1.3%보다 높았습니다. REDUCE-IT에서도 고용량 EPA군에서 심방세동 관련 위험 증가가 관찰됐습니다. 반면 VITAL에서 사용한 약 840mg/일 수준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오메가3가 심장에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여기서 받은 메시지는 더 직접적인 것이었습니다. 몸에 필요한 영양소라도, 용량을 계속 늘린다고 보호 효과가 무한정 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심방세동 병력이 있거나 항응고제 같은 의약품을 복용 중인 경우라면, 고용량 오메가3를 임의로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보충제 한계, 연구 결과를 광고처럼 읽으면 안 됩니다
저는 오메가3 연구를 살펴보면서 건강기능식품 전반에서 반복되는 하나의 패턴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비타민D든, 셀레늄이든, 아연이든 공식은 비슷합니다. '부족하면 나쁘다 → 먹으면 좋다 → 많이 먹으면 더 좋다.' 그런데 마지막 화살표는 자동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메가3 연구가 바로 그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REDUCE-IT 연구에서 심혈관 사건이 25% 감소했다는 결과는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를 광고 문구처럼 가져다 쓰면 중요한 맥락이 사라집니다. 이 연구는 스타틴을 이미 복용 중이고, 중성지방이 높고, 심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사용한 것도 시중 보충제가 아니라 고순도 EPA 처방 의약품이었습니다. 제가 건강 정보를 볼 때 숫자보다 '누구에게, 어떤 제품으로' 한 연구인지를 먼저 확인하게 된 것도 이 경험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혈액지표 개선과 실제 질병 감소를 구분하는 시각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TRENGTH 연구에서 EPA+DHA 제제는 지질 수치를 포함한 여러 생체지표를 변화시켰지만, 그것이 주요 심혈관 사건의 유의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 수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 뒤에 "그 수치가 좋아졌을 때 실제 질병 위험도 줄었다는 근거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추가하면, 건강 정보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제가 실제로 오메가3를 선택한다면 이렇게 접근할 것 같습니다. 먼저 왜 먹으려 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합니다. 막연한 혈관 건강인지, 평소 생선을 거의 먹지 않기 때문인지, 중성지방 문제로 의료진의 권고를 받은 것인지는 완전히 다른 상황입니다. 그 다음엔 제품 앞면의 총량이 아니라 성분표에서 EPA와 DHA의 실제 함량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연구에서 본 고용량을 임의로 따라 하는 것은 피합니다.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쓰인 치료 용량은 일반인의 권장 섭취량과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오메가3 연구를 하면서 제가 정리한 것은 결국 하나입니다. '많이 먹으면 더 좋을 것'이라는 공식은 오메가3에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EPA인지 DHA인지, 어떤 제형인지, 누구에게 사용했는지, 비교군은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연구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과정을 직접 보니, 좋은 건강 정보는 단순히 '○○가 좋다'는 결론보다 '누구에게, 어떤 조건에서, 어느 용량까지 효과가 확인됐는지'를 알려주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메가3를 먹고 있거나 새로 시작할 생각이라면, 먼저 제품 성분표에서 EPA와 DHA의 실제 함량을 확인하고, 복용 목적을 스스로 분명히 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성지방 수치 관리나 심혈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참고: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 Omega-3 Fatty Acids: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s / Manson JE, et al. Marine n−3 Fatty Acids and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Cancer. NEJM. 2019;380:23-32. [VITAL]